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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제개편안 가업승계 특별기획 ①, 가업승계의 기준을 다시 쓰다 [가업승계 박사 김봉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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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제개편, 30년 경영·후계자5·사후관리10년으로 승계 기준 재설계

가업상속공제부터 증여특례·납부유예·3자 승계까지 기업승계 체계 전환

한국가업승계협회·김봉수 박사, 지금은 절세 실행보다 기업별 승계전략을 다시 볼 때



[2026 세제개편, 가업승계 기준이 바뀐다]

20268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가업승계 기업의 시선을 가장 먼저 끄는 숫자는1,000억원이다. 현행 최대600억원인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최대1,000억원까지 높이는 방안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개편의 본질을 공제 확대만으로 읽으면 정작 중요한 변화를 놓치게 된다.

정부는 얼마를 공제할 것인가에 앞서 어떤 기업을 가업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다시 묻고 있다. 창업자의 경영기간과 후계자의 준비기간, 승계 이후의 사후관리, 사업용 자산의 범위까지 함께 손질한다. 여기에 생전 주식승계를 위한 증여세 과세특례, 상속·증여세 납부유예, 후계자가 없는 기업을 위한 제3자 사업승계까지 하나의 기업승계 체계 안에서 재설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나는 이번 세제개편을 단순한 지원 확대보다 가업승계 정책의 기준이 달라지는 신호로 본다. 변화의 폭이 큰 만큼 이번 글을 시작으로 ‘2026 세제개편 가업승계 특별기획을 이어가며 가업의 새로운 인정기준, 가업상속공제, 주식 증여세 과세특례, 납부유예, 시행 전 선제조치와 제3자 기업승계를 차례로 깊이 살펴보려 한다.

가장 먼저 주목할 변화는 가업의 개념이다. 정부안은 가업을 전문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으로 정의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허권뿐 아니라 산업기술, 숙련기술, 영업비밀과 이에 준하는 기술·노하우까지 판단대상에 포함한다.



[가업의 자격은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에 있다]

이는 업종, 매출액, 지분율, 경영기간 등 외형적 요건만 확인하던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변화다. 앞으로는 그 기업에 실제로 다음 세대에 이어갈 만한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는지도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공제대상 업종도 보다 세밀하게 정비하고, 일정한 경우 민관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가 제시됐다.

 

가업승계 컨설팅의 질문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우리 회사가 요건에 해당하는가를 먼저 물었다면, 앞으로는 우리 회사에는 무엇을 다음 세대로 넘길 가치가 있으며 그것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까지 물어야 한다.

 

특히 전통 제조기업은 이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언제나 특허증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간 축적한 생산방법, 공정조건, 숙련기술자의 작업방식, 품질관리 경험과 제조 노하우도 회사를 지탱해 온 중요한 자산이다. 앞으로는 이런 무형의 축적을 기록하고 후계자에게 전수하는 과정도 승계 준비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영기간과 후계자 요건도 강화된다. 정부안은 피상속인의 계속 경영기간을 현행10년에서 원칙적으로30년으로 높이고, 상속인의 사전 가업 종사기간도2년에서5년으로 늘리는 방향을 제시했다. 사후관리기간 역시 현행5년에서10년으로 연장하며, 20년 이상30년 미만 경영기업에는 부족한 경영기간만큼 사후관리기간을 추가하는 방안도 담겼다.


[30년 경영과 후계자 5년 준비가 기준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숫자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후계자를 상속 직전에 회사에 참여시켜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기보다 실제 기업에서 기술과 조직을 이해하고 거래처를 경험하며 경영자로서 신뢰를 쌓도록 하겠다는 정책적 방향이 읽힌다.

가업승계 현장에서 늘 강조하는 대목이 있다
. 주식은 하루에 이전할 수 있지만 경영의 정당성은 하루에 이전되지 않는다. 후계자가 지분을 받는 것과 직원과 거래처로부터 다음 경영자로 인정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공제한도는 장수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확대된다. 정부안은 현행 단계별 한도를 피상속인의 경영연수에 따라 계산해 최대1,000억원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의 실제 혜택이 커진다고 단정해서는 곤란하다.

사업용 토지의 인정범위는 줄어들고 면적당 공제한도도 새로 도입된다. 여러 업종을 함께 영위하는 기업 역시 공제업종과 비공제업종을 구분해 적용하는 방향이다. 공장부지가 넓거나 토지가격이 높은 기업, 여러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기업은 최대 공제한도보다 실제 공제대상 자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생전승계 역시 이번 변화의 영향권에 있다.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와 증여세 납부유예도 새로운 가업의 정의와 업종, 심사체계에 맞춰 조정하는 방향이며 부모의 가업 경영기간 요건은 20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렇다고 법이 바뀌기 전에 주식을 증여해야 한다는 결론부터 내려서는 안 된다. 증여 당시의 비상장주식 가치뿐 아니라 향후 기업가치, 후계자의 준비 정도, 경영권 구조, 가족 간 재산배분과 향후 상속까지 함께 봐야 한다. 가업승계에서 세금이 가장 적은 선택과 기업에 가장 좋은 선택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납부유예도 별도의 전략적 선택이다. 공제와 증여특례가 세부담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라면 납부유예는 기업을 계속 운영하는 동안 세금 납부시점을 늦춰 자금부담을 조절하는 제도다. 결국 상속, 생전증여, 납부유예 가운데 무엇이 적합한지는 기업의 현금흐름과 지배구조, 후계자의 준비상태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한다.

이번 개편에서 또 하나 주목할 변화는 제3자 사업승계다. 정부는 가족승계가 어려운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 아래 제3자가 기업을 이어받으면 매도자와 매수자에게 세제지원을 하는 새로운 제도를 제시했다. 정부안상2028년부터 도입하는 방향이다.

이는 가업승계 정책의 시선이 혈연을 넘어 기업 자체의 존속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자녀가 경영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기술과 일자리까지 사라질 이유는 없다. 준비된 임직원이나 동종기업이 회사를 이어 기술과 거래처, 고용을 유지하는 것도 기업승계의 한 방법이다.

[상속·증여·납부유예·3자 승계를 함께 비교한다]

이런 방향에서 보면 정부안은 평가할 부분이 있다. 가업승계 지원의 정당성을 단순한 재산 이전에 대한 세금감면에서 찾기보다 기술과 숙련, 고용과 기업의 지속성에서 찾으려는 시도는 의미가 있다. 정상적인 중소·중견기업의 승계 실패는 한 가족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직원과 협력업체, 거래처, 지역경제와 산업의 기술축적까지 영향을 미친다.

가업승계는 조세정책이면서 산업정책이기도 하다.

다만 제도의 문턱을 높이는 만큼 기업의 예측 가능성도 높여야 한다. 전문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장기간의 경영·사후관리 요건이 사업재편과 M&A, AX·DX 전환 같은 정상적인 기업혁신을 지나치게 제약하지는 않을 것인지 향후 입법과 후속 지침에서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지원은 선별할 수 있지만 판정까지 불확실해서는 곤란하다.

기업의 대응도 분명하다. 정부안상 가업상속공제의 주요 개편은202771일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분부터 적용하는 방향이지만 아직 국회 심의와 후속 입법과정이 남아 있다. 그렇다고 법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반대로 서둘러 지분부터 움직이는 것은 모두 신중해야 한다.

지금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창업자의 경영기간과 지분보유 이력, 후계자의 실제 경영참여, 기술과 노하우, 사업용 자산과 토지, 겸업 구조, 비상장주식 가치와 가족의 지분관계다. 그 위에서 현행 제도를 적용하는 경우와 정부안이 입법되는 경우를 동시에 비교해야 한다.

기업마다 답은 다르다. 가업상속공제가 유리한 기업이 있고 생전 주식승계를 먼저 검토해야 할 기업이 있으며, 납부유예가 더 현실적인 경우도 있다. 후계자가 없다면 제3자 기업승계를 선택지에 올려야 할 수도 있다. 좋은 가업승계 전략은 가장 큰 공제한도를 찾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기업의 역사와 재무구조, 후계자와 가족, 앞으로의 성장전략을 하나의 지도 위에 올려놓는 데서 나온다.

이번 특별기획의 다음 글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가업의 자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우리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무엇으로 설명하고 증명해야 하는지, 새 심사체계가 가업승계 준비를 어떻게 바꿀지를 짚을 예정이다.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경영자에게 지금 가장 먼저 필요한 질문은 얼마를 공제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다. 우리 기업의 무엇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남길 것인지에 대한 답이 먼저 서야 세금도 지분도 후계자도 제자리를 찾는다.

한국가업승계협회와 가업승계 박사 김봉수가 현장에서 강조해 온 것도 결국 이 지점이다. 승계는 세법이 확정되는 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다음 세대를 결정하는 순간부터 준비해야 한다. 가업승계는 상속의 순간이 아니라, 그 순간을 준비해 온 시간의 결과다.

문의 02-2057-8988 / kfbsa@navw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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