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 박사 김봉수 칼럼] 2026 세제개편안 가업승계 특별기획 ⑥,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세율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20년의 시간’이다
증여한도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언제 특례의 출발선에 설 수 있는가?’다
기존 승계 준비 기업에는 경과조치, 후계자에게는 실질 경영참여 기준이 필요하다

가업승계 상담에서 경영자가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대개 ‘주식을 지금 증여하면 세금이 얼마나 나오는가?’다. 그러나 2026년 세제개편안이 현실화된다면 이 질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생긴다.
‘우리 기업은 언제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를 활용할 수 있는가?’
현행 제도는 가업을 10년 이상 경영한 부모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녀에게 가업 주식을 생전에 증여할 경우 일반 증여세보다 낮은 특례 세율을 적용한다. 현재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 특례는 가업 자산 상당액에서 10억원을 공제한 뒤 일정 구간까지 10%, 그 초과 분에는 20% 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증여 받은 주식은 이후 부모의 상속이 발생하면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된다.
즉 생전 증여는 상속세를 없애는 장치가 아니다. 주식과 경영권을 언제 이전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전략이다.
2026년 세제개편안은 이 시간표를 크게 바꾸는 방향을 제시했다. 가업의 정의와 대상업종, 심사 체계를 가업상속공제와 유사하게 바꾸고, 겸업 기업의 특례 적용도 공제 업종과 비공제업종을 안분하는 방향이다. 사후관리기간 역시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부모의 경영기간이다. 정부안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 특례와 증여세 납부 유예의 경영 기간 요건을 20년으로 적용하는 방향을 명시했다.
![[부모 경영 기간 20년이 생전 증여 특례의 새로운 출발선이 된다]](https://www.fntoday.co.kr/news/photo/202609/393531_317443_548.png)
가업상속공제의 원칙적 30년 기준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생전 증여는 20년이라는 시간이 별도의 전략적 기준이 된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증여는 상속과 달리 실행 시기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년 경영한 회사와 21년 경영한 회사의 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는 회사라면 20년을 넘어선 이후 언제 지분을 이전하느냐에 따라 증여세와 장래 상속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신규수주, 신제품 출시, 부동산 가치 상승, IPO나 M&A 가능성이 있다면 비상장주식 가치는 몇 년 사이 크게 움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금만 보고 서둘러 증여하는 것도 위험하다. 주식은 하루 만에 넘길 수 있지만 경영의 정당성은 하루 만에 이전되지 않는다.
후계자가 회사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했고 핵심임직원과 거래처의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지분부터 넘기면 절세에는 성공해도 승계에는 실패할 수 있다. 가업승계에서 세금의 시간과 사람의 시간은 항상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2026년 정부안이 사후관리기간을 10년으로 늘리려는 것도 이 점과 연결된다. 주식을 증여 받은 뒤 10년 동안 사업과 지분을 유지해야 한다면 증여 일은 재산 이전의 완료 일이 아니라 후계자의 장기 경영 책임이 시작되는 날이다.
정부가 장기 경영과 기술전수를 확인하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현행 10년 기준을 믿고 이미 10년 이상 경영하며 후계자 승계를 준비해 온 기업이 제도 변경과 동시에 20년 요건 때문에 갑자기 특례 밖으로 밀려나는 것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세법을 신뢰하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기업일수록 제도 변경의 충격을 크게 받는 역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정부가 기존 승계 준비 기업에 대해 단계적인 경과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컨대 개정 시행 전에 이미 일정 기간 이상 가업을 경영했고 후계자가 실제로 종사하고 있는 기업은 경영 기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하거나 일정 기간 현행 요건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후계자 요건도 형식적인 재직기간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직책과 급여뿐 아니라 사업계획 참여, 주요 의사결정, 조직관리와 거래처 대응 등 실질적인 경영참여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편이 제도의 목적에 더 부합한다.
![[후계자의 실질 경영참여와 10년 사후관리가 승계의 성패를 가른다]](https://www.fntoday.co.kr/news/photo/202609/393531_317463_2530.png)
세제지원의 목적은 자녀에게 주식을 싸게 넘겨주는 데 있지 않다. 다음 세대가 회사를 실제로 경영할 준비를 하도록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
기업의 대응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부모의 경영 기간과 지분보유기간, 후계자의 입사 시점과 실제 역할, 비상장주식 가치, 향후 성장 계획을 하나의 시간표에 올려놓아야 한다. 20년이라는 숫자 하나만 채우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필자가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도 이 세 가지 시간이다. 창업자의 경영 기간, 후계자의 준비기간, 그리고 기업가치가 움직이는 시간이다. 이 세 시계가 만나는 지점이 생전 증여의 적기다.
한국가업승계협회가 10월 13일 오후 2시 진행하는 ‘주식증여특례와 가업승계 실무 전략’ Zoom 세미나는 바로 이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어 10월 29일에는 ‘상속·증여세 및 대표자 자산관리 심화 전략’을 통해 생전 증여 이후 상속과 대표자 자산관리까지 연결해 볼 예정이다.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에서 중요한 것은 세율이 몇 퍼센트인가만이 아니다. 언제 제도에 들어갈 수 있는가, 그때 후계자가 준비되어 있는가, 그리고 주식을 넘긴 뒤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생전 증여의 출발점은 세율 표가 아니라 승계 시간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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